와꾸의신




 

 

 

 

 

 

언제부턴가 영수증을 모으는 버릇이 생겼다.

 

정확히는 2010년 1월부터 회사에 취업해 본격적으로

 

돈을 벌기 시작한 후 카드를 만들면서부터 영수증을

 

모으기 시작한 것 같다.

 

그렇게 모으기 시작한 영수증이 어느새 3년 하고도 5개월어치가 쌓여버렸다.

 

 

2010년

 

2011년

 

2012년

 

2013년 4월 25일..

 

 

누군가는 영수증을 모아서 뭐하냐고 말하기도 한다.

 

그러나 자본주의 시대에서 영수증은 하나의 추억 사진첩과도 같다.

 

몇월 몇일, 어디서 뭘 먹었고 또는 어디서 뭘 샀고..

 

또는 어디서 뭘 경험했는지..

 

돈이 없이는 아무것도 거의 할 수 없는 것이 자본주의고

 

돈이 있이는 아무것도 거의 할 수 있는 것이 자본주의다.

 

 

때문에 자연스레 영수증 한장한장에는 그날그날의

 

내 행동과 위치, 그리고 무엇을 했는지 고스란히 추억으로 기록되어 있다.

 

 

일년 전 오늘.. 내가 무슨 일을 했는지 정확히 떠올릴 수 있는 것에는

 

영수증만한게 없다. 따로 내가 노력하지 않아도

 

단순히 영수증을 수집하는 행동 만으로도 나는

 

훌륭한 추억의 기록을 갖게 되는 것이다.

 

 

오늘 문득..

 

지나간 영수증들을 뒤적거려보며

 

몇년전 혹은 몇달전 그날의 하루를 되생각해 보며

 

추억에 잠긴다.

 

 

추억이란 언제 꺼내놓아도 서글프고 그립다.

 

지금 이 순간도 곧 추억으로 남겠지.